국제예술상 수상작가
안은미, 이승택, 로버트 애드리안 엑스, 씨엘 플로이에
2009
안은미
무용가이자 안무가인 안은미는 한국의 전통 무용과 화려한 현대 미학적 요소를 병치시키는 작업을 한다. 그의 작업은 그와 안은미컴퍼니 댄서들의 움직임에 내재되어 있는 음악, 언어, 춤의 결합체이다. 뉴욕과 한국에서 수학한 안은미는 아시아의 가장 뛰어난 급진 안무가 중 하나로 세계 여러 곳에서 초청 공연을 펼친 바 있다. 그의 대표작은 잘 알려진 전통적인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화려한 의상과 라이브 현대 한국 음악 그리고 춤을 사용하여 현대의 극장 드라마로 표현한 작품들이다. 백남준아트센터 국제 예술상을 위하여 안은미는 백남준과의 ‘결혼’을 하는 행위를 상정함으로써 가부장적 위계질서, 예술적 영향, 전통적 여성의 역할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그의 작품은 백남준 작품들에 둘러 쌓인 채 다양한 웨딩드레스를 입은 그의 컬러 사진들을 선보이며 전시를 위한 안무가로서의 그의 작업의 핵심 개념을 표현한다. ‘실제 결혼식’은 백남준아트센터 국제 예술상 수상작가 전시 개막식에 백남준아트센터 앞에서 이루어졌다. 안은미는 백남준아트센터 건물 앞에 백남준 작고 시 나이와 동일한 숫자인 74대의 피아노를 설치했다. 이 중 24대의 피아노는 커다란 기중기에 실려 공중으로 들어올려졌다. 안은미컴퍼니의 무용수들과 뮤지션들의 시작으로 퍼포먼스가 진행되면서, 남자 넥타이로 층을 이루어 만든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안은미가 등장했다. 1962년 백남준이 존 케이지의 넥타이를 잘랐던 그 유명한 퍼포먼스에 대한 경의를 표현하는 의미로 드레스의 타이들을 잘라내며, 안은미는 청중들 사이에서 춤을 추었다. 춤에 이어 안은미는 청중들 위로 날아올라 도끼를 들고 공중에 매달린 피아노를 파괴하는 행위를 연출했고, 이어 피아노가 매달린 끈을 잘라내어 피아노를 바닥으로 떨어트려 산산조각 냄으로써 이 놀라운 퍼포먼스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이승택
이승택의 혁신적이고 다양한 작업은 근대화라는 명제와 연결된 문화적 담론의 개별적 동화에 있어서 예술과 문화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통해 기존의 정치, 사회, 예술적 가치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1950년대 후반부터 이승택은 독특한 한국적 의미를 가지며 동시에 현대 미술사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조각, 페인팅, 야외 작업을 통해 그만의 스타일과 형식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재창조의 과정을 수행했다. 불, 연기, 바람, 머리카락, 돌, 지폐 등의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여 이승택은 현상에 대한 비판적 질문을 제기함으로써 그의 작업을 확장시켜 나간다. 주어진 것에 대한 이러한 영구적인 질문은 때로 사진을 통해 영원히 살아남는 순간적인 작업들을 제작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이승택의 페인팅, 거대한 자연과 함께 설치된 그만의 특별한 오브제 및 퍼포먼스 기록, 그리고 특별히 이번 전시를 위해 제작된 대규모의 벽 작업이 한 자리에서 처음 선보이게 된다.
로버트 애드리안 엑스
로버트 애드리안 엑스는 1957년부터 공공 공간에서의 작업을 비롯하여 설치, 음악 및 라디오 프로젝트 등을 진행해 왔다. 1979년 그는 통신 분야 작업을 개척하였고, 인터넷을 앞선 글로벌 전자 네트워크를 사용하여 작업을 한 첫 작가들 중 하나이다. 애드리안 엑스의 감시 비디오를 활용한 초기 설치 작업과 그의 웹 사이트 <예술과 정치>와 같은 프로젝트 작업들은 현대 미술의 정치화의 개념적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 미술> 연작, 혹은 <바다풍경>에 사용된 그가 직접 제작한 보트들을 통해 애드리안 엑스는 예술 제품의 가치와 (포스트)모던 작품의 유효성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미술계가 이 주제에 대해 주목하기 훨씬 전에 애드리안 엑스가 이미 작업한 작품인 1984년에 <감시>와 같은 그의 비판적 작품들이 이번 백남준아트센터 전시에서 집중적으로 조명된다. 관객들의 몸에 울려 퍼지는 소리와 빛으로 구성된 그의 작품 <그린 룸>은 이라크 전쟁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작품으로 전쟁이 발발되었을 때 처음 설치되었다. 두 개의 설치 작품인 <현대 미술 I>과 <현대 미술 IV>는 작가가 직접 작업한 것에 기반한 비상업적 기술을 부각시키면서 미술(시장)에서의 작품 제작에 대한 풍자적 시각을 표현한다. 애드리안 엑스의 자체 제작 접근 방식은 그의 전화/팩스/슬로우-스캔 해프닝과 (미술)갤러리를 위해 제작한 작업들에서도 자주 보여지고 있으며, 이는 또한 특화된 지식과 기술의 전통적 결합 접근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씨엘 플로이에
씨엘 플로이에는 일상적인 소재들을 결합하여 지각과 기대 간의 상호작용을 표현한다. 그의 작품은 자주 예술의 물리적, 개념적 공간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미니멀 멀티미디어 작품으로 일컬어 진다. 플로이에는 예술적 오브제로서 오브제의 개념에 도전하는 감소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오브제와 언어/표제를 결합하는 독특한 방식을 사용한다. 그의 작품은 일상 생활의 소품들을 주로 프로젝션을 통해 다른 방식으로 재표현한다. 집 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전등 스위치의 슬라이드가 영사기를 통해 벽면에 재생되는 <라이트 스위치>와 드릴을 사용해 구멍을 낸 벽에 바로 그 드릴을 연결해 놓는 <드릴> 작품이 이번 전시에서 보여진다. 플로이에의 작품은 처음에는 선형적인 것으로 보여질 수 있지만, 다시 보게 되면 전시장에서 예술 작품이 보여지는 방식에 대한 도전과 예술과 언어의 조우에 대한 개념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1회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의 수상자는 한국 작가 2인과 해외 작가 2인으로 공동수상자를 선정하였다. 심사위원들은 한국 작가로 선정된 안은미와 이승택의 수상자 선정에 대한 이유로 “안은미는 창조적인 안무와 댄스, 무대 연출로 춤의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 뿐 아니라 시각예술과 영화, 대중음악과 국악 등 수많은 예술 범주를 넘나들며 말 그대로 인터 미디어의 정신을 구가하는 예술가라는 점”과 “끊임없는 도전 정신과 시대를 앞서가는 창조적 마인드로 상업 예술의 흐름에 동요되지 않고 지켜온 이승택의 작가 정신”이라고 언급하였다. 또한 해외 작가 수상자인 로버트 애드리안 엑스와 씨엘 플로이에 대하여 “로버트 애드리안 엑스가 평생을 거쳐 서양 현대 미술사 한복판에서 열린 자세로 다양한 형식의 작품 활동을 펼치며 회화에서부터 미디어 아트까지 다양한 작업 방식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을 추구하고 끊임없이 관객과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했던 백남준의 방식과 닿아있다.”, 또한 “테크놀로지와 예술의 관계에 있어 씨엘 플로이에는 테크놀로지의 기능적인 사용방식을 뒤집고 작품의 표현을 극대화하여 백남준의 테크놀로지에 대한 사용방식과 공명한다.”고 평가하였다.
심사위원
김미경 (강남대학교 교수)
우도 키틀먼 (베를린 국립미술관 관장)
이영철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임근준 (미술 비평가)
바바라 반델린던 (독립 큐레이터, 브뤼셀 비엔날레 설립자)
정도련 (미국 뉴욕현대미술관 큐레이터)
최정화 (작가, 가슴시각 개발연구소)
테츠오 코가와 (작가, 케이자이 대학교 교수)
행크 불 (벤쿠버 A 센터 관장)
홍성민 (작가, 계원조형예술대학교 교수)
시상식
2009. 11. 28. (토) 17:00
관련 정보